어제 저녁 이곳 북경에는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소나기가 내렸답니다. 촉촉이 젖은 대지 위로 향긋한 풀냄새와 시원한 공기가 피부를 스치니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저녁이었답니다. 덕분에 시원한 공기를 쐬며 편안한 잠을 이룰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은 기억하시는지요? 옛날 문이 (가운데)하나 밖에 없는 버스에 안내양 누나가 버스 옆면을 손바닥으로 탁탁 치며 “오라이”하면서 외치고, 출퇴근 시간이면 콩나물시루 같은 버스에 문이 열린 채로 안내양이 매달려서 가던 시절을... 지금 생각해 보니 감회가 무척이나 새롭네요. 그래서 오늘 한국에서는 이미 추억 거리가 되어버린 중국의 버스 안내양에 대해 소개하겠습니다.
전에 북경의 교통수단에서 버스를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북경의 교통수단 - 버스편 ← 클릭하세요).
현재 북경에서 운행 중인 대부분의 버스에는 안내양이 있답니다. 중국에서는 안내양을 보통 “쇼우피아오위엔(售票員 - 안내양뿐만 아니라 일반적으로 표를 파는 사람들을 이렇게 부르지요)”이라 부릅니다.
예전 한국의 버스 안내양은 대부분이 여성 이었지만, 중국에서는 남성 안내양(“안내양”이 아니라 “안내군” 이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도 많답니다. 그 덩치 큰 버스를 여성이 운전하고, 남성은 안내양의 신분으로 버스표를 파는 일이 중국에서는 아주 흔한 일이지요(진짜 남녀평등입니다. 하하~). 물론 최근에는 안내양 없이 운행하는 버스도 있답니다. 한국처럼 버스의 앞문으로 타면서 운전사 옆에 설치된 박스에 승객이 직접 돈을 넣습니다. 하지만, 이런 경우는 노선이 짧고 차비가 일률적으로 1위안(130원)인 경우로 아주 드물답니다.
버스에 탄 승객들 중에 주동적으로 안내양에게 버스표를 사는 사람도 있지만, 어떤 사람들은 안내양이 표를 팔러 올 때 까지 ‘나 몰라라’ 하는 사람들도 있지요. 그런데 신기한 것은 버스가 승객들로 아무리 만원이 되어도 그 많은 승객들 중에 버스표를 구입하지 않은 사람을 바로 식별해 낸다는 것입니다. 더욱이 구간마다 요금이 다른 만큼 목적지에 따라 다른 요금의 버스표를 구입하는데, 안내양은 승객들의 목적지를 모두 기억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예를 들면 1위안짜리의 표를 구입하고 2위안만큼의 거리를 가면 안내양은 대번에 식별을 해내고 추가요금을 받는답니다. 물론 버스표에 표시를 해두고 식별을 하지만, 버스표를 안보고도 식별을 하는 경우가 많지요. 정말로 신기할 따름입니다.
가끔 아주 드문 일이지만, 얼마 안 되는(?) 버스표도 구입하지 않는 얌체족이 있답니다.
버스가 정차하고 승객들이 하차할 때, 안내양의 버스표 확인을 무시하고 재빨리 내려 도망치는 사람도 있지요. 마음이 너그러운(?) 안내양은 그냥 무시하기도 하지만, 직업에 대한 사명감이 투철한(?) 안내양은 버스를 세워두고 도망가는 사람을 쫓아갑니다. 덕분에 버스는 출발도 못하고 승객들은 버스 안에서 한참을 기다려야 한답니다.
또 다른 어떤 승객은 100위안(중국에서 가장 큰 화폐의 단위)짜리 지폐를 내밀고 99위안을 거슬러 달랍니다. 안내양이 잔돈을 많이 가지고 있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대부분의 구간이 1~2위안인 거리에서 100위안을 바꿔줄 잔돈을 구비하는 것은 실제로 쉽지가 않답니다. 물론 진짜로 잔돈이 없는 경우도 있겠지만, 전에 우리 블로그 부부가 같은 노선을 며칠 동안 연속으로 이용한 적이 있는데, 꼭 그 한사람만(같은 사람) 계획적으로 100위안 지폐를 내더군요. 안내양이 잔돈이 없는 관계로 결국 그 사람은 이유 있는(?) 무임승차... 하하~
최근에는 중국에서도 버스마다 단말기를 설치하여 전자식 버스카드를 도입하여 버스 안내양이 점차 줄어드는 추세에 있습니다. 그럼 이제 안내양은 어떻게 되려나? 역사 속으로 사라질지... 아니면 계속 존재할지...

일명 아코디언 버스의 내부 모습.
북경에는 이렇게 아코디언 버스가 많답니다. 가운데 동그란 판은 버스가 커브를 틀면 자연스럽게 돌아간답니다. 그 자리에 앉아 있으면 좀 어지럽다는 생각이 들어 대부분의 승객들이 선호하지 않는 자리랍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버스가 이렇게 딱딱한 플라스틱 의자로 되어 있지요. 살찐 분들이야 괜찮겠지만, 마른 사람들은 엉덩이가 아프겠네요.

이 버스는 고급인 에어컨 버스입니다. 물론 40도가 넘는 한 여름에는 에어컨도 무용지물이지만...
참고로 말하자면, 안내양이 목에 걸고 있는 돈 지갑이 때로는 흉기로 둔갑한답니다. 예전에 블로그 바깥주인이 버스를 탄 적이 있는데, 노선이 비슷한 버스가 서로 경쟁적으로 주행을 하다 싸움이 붙은 적이 있답니다. 버스를 세워 놓고 운전자끼리 옥신각신하고 안내양 좌석에 앉아 물끄러미 쳐다만 보고 있던 안내양이 보다 못해 돈 지갑을 갖고 내리더군요. 그러더니 상대편 기사에게 다가가 돈지갑으로 한 대 내려치니 운전기사 한마디도 못하고 그 자리에서 고꾸라졌답니다.
그때 블로그 바깥주인은 그 무거운 돈지갑(대부분의 안내양 돈지갑은 가죽으로 되어있음)의 위력을 실감할 수 있었답니다. 하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