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큰 맘을 먹고, 목욕 도구를 꾸려 그동안 몸에 쌓였던 황사먼지와 찌꺼기(?)를 씻어내기 위해 오랜만에 중국 목욕탕을 찾았다.

  

   사실 이 맘때( 3 , 4월) 쯤의 중국날씨는 따뜻한 봄기운을 느끼기도 전에 북쪽에서 불어오는 모래 먼지를 동반한 황사때문에 그다지 상쾌하다고 말할 수 없다. 게다가 수질 역시 엉망이어서, 목욕한 후에는 피부가 엄청나게 푸석거리고 당긴다. 아무튼 집에서의 간단한 샤워 정도로는 그 갑갑함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 그래서 오늘 탕과 사우나가 있다는 목욕탕을 찾았다.

 

  사실 중국에서 목욕문화는 그다지 발달되어 있지 않다. 요즈음은 옛날보다는 많이 나아져서 (북경에서) 길을 가다보면 심심찮게 목욕탕 간판을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대다수의 여탕에는 탕은 구비가 되어 있지만 그 속에 물이 가득차 있는 것을 본적이 드물다. 아무래도 중국사람들의 관념에는 여러사람이 한 탕에 들어가 때를 불리는 게 왠지 꺼림직했나 보다. 그런 사람들이 왜 그렇게 목욕을 자주하지 않는지...하지만 최근에는 소비수준의 향상과 그에 따른 여가 활용의 패턴 변화로 인해 목욕탕을 찾는 사람들이 나날이 늘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얼마 전에는 북경시 상수원의 수원고갈과 환경오염 등의 문제점이 심각함을 들어 정부차원에서 대다수의 목욕탕에서 여탕을 폐지하는 방안을 강구하기도 했다. 여자들이 물을 너무 많이 소비한다나?  아무튼 중국에서도 여자들이 물을 많이 쓰기는 하나 보다.

 

   어찌되었건 우리의 블로그 안주인은 48위안 (원화 6500원 정도) 이라는 거금을 들여 한국식 찜질방과 거의 흡사한 목욕탕에서 묵은 때를 시원하게 밀고, 얼굴에 광택을 띄며 나왔다. 아뿔싸!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인가? 계산하려고 카운터를 찾았더니 아 글쎄 68위안 (원화 10,000원 정도)을 내라는 것이었다. 글쎄 오후 4시에 들어가 6시 40분에 나왔는데 시간이 10분 초과되었다는 것이다. 황당한 마음에 다시 물었더니 카운터 뒤 쪽에 자그마한 글씨로 이렇게 씌여 있었다. 오후 6시 30분 이전까지는 48위안, 이후는 68위안... 하지만 68위안에는 뷔페식 저녁식사가 제공된다고...한국의 아줌마가 누구인가? 이렇게 물러날 수 없다. 20위안이 걸린 문제인데, 아무튼 옥신각신 실랑이를 거친 후에 결국은 아줌마의 승리로 끝이났다. 20위안이면 양꼬치가 20개인데... 우리 신랑 이틀 분의 훌륭한 술안주가 날아갈 뻔 했다. 아무튼 아줌마의 얼굴에서 다시 광택이 나기 시작했다. 룰루랄라 ~ ~

 

  집으로 돌아오니, 우리의 블로그 바깥주인은 친구와의 술자리 모임에서 아직도 돌아오지 않았다. 밤12시가 지나고 시간은 바야흐로 새벽 1시, 그리고 2시 드디어 계단을 올라오는 요란한 소리가 들리고 문이 활짝 !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 우리의 바깥주인은 아마도 오늘 술탕에서 목욕을 하고 왔나보다...온 몸에서 내음이 진동했다...

 

  오늘 하루 우리 부부의 황사 먼지는 이렇게 씻겨나갔다.

  1. 어찌할가 2009/05/15 11:43 답글수정삭제

    ㅎㅎㅎ 내쫒지는 마세요...

  2. [중국,쿤밍] 중국의 사우나 (Sauna Kunming China)

    Tracked from 월풍도원(月風道院) - Delight on the Simple Life. 2010/08/07 22:03

    중국의 사우나는 어떨까요? 이번엔 24시간 중국 사우나를 다녀왔습니다. 전광판에 사우나 시설 소개가 되어있네요. 밤에는 화려한 간판인데, 아침에 불 꺼지고 찍었더니 좀 초라해 보이네요.^^; 안으로 들어가면 카운터에서 키를 받고 신발을 갈아 신었습니다. 사우나 계산은 나올때 해요~ 한국의 찜질방은 들어갈 때 한번하고 나올때 또 정산을 하지만 좀 다르죠? 관운장 조각상이 멋지게 서서 손님들을 반깁니다. 기둥을 가운데로 남탕과 여탕으로 가는 입구가 나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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