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은 경제불황과 전직 대통령들의 서거, 유명인사들의 죽음으로 분위기가 많이 가라앉은 것 같습니다. 그 외에도 각종 매스컴의 사회면은 복잡하고 어수선한 한국 사회의 여러 단면들을 반영해주기라도 하는 듯 각종 우울한 내용의 기사들로 채워져 있습니다. 과거보다는 물질적으로 풍요로워졌지만, 사람들의 마음은 점점 각박해져가는 것 같습니다. 어쩌면 물질의 풍요보다 사람들 간의 정(情)이 더 필요한 때가 아닌가 싶네요.
예전에, 저희 블로그 부부는 그 동안 자주 왕래하지 못했던 지인들과 정(情)을 나누기 위해 오랜만에 만남의 시간을 가졌답니다. 그래서 베이징에서 같은 유학생의 신분으로 열심히 학업에 정진하고 계시는 또 한 쌍의 학생 부부, 그리고 특별히 상하이에서 행차하신 상하이 유학생 한 분과 오붓한 저녁식사를 즐기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이분들과 함께 저녁식사를 즐기기 위해 찾아간 베이징 오리구이 전문점인 “취앤쥐더(全聚德)”와 그곳에서 맛 본 “카오야(烤鴨 - 오리구이)” , 그리고 여러 가지 맛있는 중국 요리들을 소개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베이징 오리구이의 대명사로 이미 전 세계에 널리 알려진 “취앤쥐더 카오야띠앤(全聚德 烤鴨店 - 전취덕 오리구이점)”은 베이징에만 해도 치앤먼(前門), 허핑먼(和平門), 왕푸징(王府井), 궈먼(國門), 야윈춘(亞運村) 그리고 칭화위앤(淸華園) 등 이미 6군데의 직영점이 있답니다.
저희 일행은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하여, 우다오코우(五道口) 근처에 위치한 칭화위앤(淸華園) 분점에서 모임을 가졌답니다. “취앤쥐더(全聚德)” 칭화위앤(淸華園) 분점은 2006년 6월에 개업을 했다고 하는데, 상당히 정결하고 조용한 분위기였답니다. 사실, 대외적으로 더 널리 알려져 있는 치앤먼(前門)과 허핑먼(和平門), 왕푸징(王府井) 분점의 떠들썩한 분위기에 비하면 상당히 운치 있는 곳으로 기억됩니다.
자~ 각설(却說)하고 어서 빨리 구수한 오리구이를 찾아 떠나 볼까요?
예전에도 이미 소개해 드린 적이 있는 “취앤쥐더 카오야띠앤(全聚德 烤鴨店 - 전취덕 오리구이점)” 치앤먼(前門) 본점의 외부전경입니다. 이곳은 오리구이 전문점으로도 유명하지만,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여행 명소이기도 합니다.
중국 “라오쯔하오(老字號 - 대대로 전해져 내려오는 전통 있는 가게)”의 대표주자 격으로, 최근에는 정신문화유산(非物質文化遺産)로 지정되었다는 소식도 전해져 오네요. 게다가 워낙 유명한 곳이라, 저녁 시간에는 앉을 자리가 부족해 길게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할 정도랍니다.
참고로, “취앤쥐더 카오야띠앤(全聚德 烤鴨店 - 전취덕 오리구이점)” 은 1864년(淸, 同治3年) 양취앤런(楊全仁)이라는 사람이 처음으로 문을 연 오리구이 가게랍니다.
원래는 치앤먼(前門) 근처의 시장에서 닭과 오리를 팔던 노점상이었는데, 훗날 부근의 “더쥐취앤(德聚全)”이라는 견과류 가게를 인수해 작명가(作名家)의 도움을 받아 “취앤쥐더(全聚德)”라고 가게 이름을 바꾸어 부르며 오리구이를 판매하게 되었답니다.
가게 이름의 맨 앞 글자인 “全”은 주인을 상징하며, “聚德”는 장사를 함에 있어 덕행을 신조로 삼는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하네요. 이 가게의 오리구이는 청대의 궁정(宮廷) 요리 비법에 따라 제작되었으며, 그 외의 다른 요리들은 대체로 산동지방의 특색을 띄고 있다고 합니다.
왼쪽에 보이는 곳이 바로 “취앤쥐더 카오야띠앤(全聚德 烤鴨店 - 전취덕 오리구이점)” 왕푸징(王府井) 분점이랍니다. 그 맞은편에는 티엔진(天津) 지역의 특산 요리인 “고우뿌리(狗不理)” 만두 전문점도 보이네요.
“취앤쥐더 카오야띠앤(全聚德 烤鴨店 - 전취덕 오리구이점)” 왕푸징(王府井) 분점의 맞은편에는 진공 포장된 오리구이를 판매하는 상점도 있답니다.
베이징을 방문하는 여행객들의 여행기념 상품이 되기도 하지요.
저희 블로그 부부 일행이 저녁만찬을 즐기기 위해 찾아간 베이징 우다오코우(五道口) 근처의 “취앤쥐더 카오야띠앤(全聚德 烤鴨店 - 전취덕 오리구이점)” 칭화위앤(淸華園) 분점으로 들어가는 길목에 서있는 안내표지입니다.
식당으로 들어가기에 앞서, 입구에 걸린 “취앤쥐더 카오야띠앤(全聚德 烤鴨店 - 전취덕 오리구이점)”의 편액이 눈에 뜨이네요.
참, 위의 편액에 쓰여진 글자를 자세히 살펴보세요...
조금 이상한 점을 발견하지 못하셨나요?
바로, “덕(德)”이라는 글자의 “마음 심(心)” 바로 위에 있던 “一”이 사라지고 보이질 않네요.
왜 그럴까요?
이에 대해, 여러 가지 의론이 분분하게 전해지고 있답니다.
어떤 사람들은 편액의 글씨를 써주었던 유명한 서예가가 술을 아주 좋아했는데, “취앤쥐더(全聚德)”의 창업자인 양취앤런(楊全仁)이 감사의 표시로 대접한 술을 붓글씨를 쓰기도 전에 다 마셔버리고 잔뜩 취한 상태에서 글씨를 쓰다 빠뜨린 것 이라고 합니다.
또 한편으로는, 양취앤런(楊全仁)이 점차 가게를 늘려나가게 되어 점원의 수가 많아지자, 단결을 강조하는 의미로 마음(心)을 가로막고 있는 “一”을 일부러 빼버렸다는 이야기도 전해지고 있답니다. 하지만 진짜 정답은 “多音字(여러 가지 발음으로 소리 나는 글자)”와 비슷한 “多寫字(여러 가지 모양으로 쓰는 글자)” 현상으로 인해 만들어진 결과물이라고 합니다.
편액이 걸린 벽면의 뒤쪽에는 “취앤쥐더 카오야띠앤(全聚德 烤鴨店 - 전취덕 오리구이점)”의 역사와 기업 정신을 자세히 기록해 놓은 글이 붙어 있네요.
이렇게 먹을거리 하나에도 역사와 전통을 중요시하는 모습이 드러나 있네요.
“취앤쥐더 카오야띠앤(全聚德 烤鴨店 - 전취덕 오리구이점)” 칭화위앤(淸華園) 분점의 내부전경입니다. 사실, 보이는 공간 외에도 뒤편으로 넓은 공간이 여러 군데 있었답니다.
그런데 사진이 너무 흐리게 나와서, 다른 공간들을 소개해 드릴 수 없음을 양해바랍니다.
독립된 공간을 원할 시에는 10%의 서비스 요금을 추가로 지불하면, 우아하고 품격있는 장소를 제공받을 수 있다고 하네요.
사진으로 보이는 장소가 바로 저희 일행이 독방(獨房)으로 배정받은 곳이랍니다.
테이블 세팅이 상당히 정교하게 보입니다. 그러고 보니, 여느 양식 레스토랑의 분위기와도 비슷하네요.
오리구이로 선두를 장식한 메뉴판입니다.
가격을 살펴보니, 가장 비싼 오리구이가 한 마리에 168위안(약 3만 3천 6백원)이고, 다음은 98위안(약 1만 9천 6백원)이네요.(참고로, 위의 가격은 2년 전의 가격으로 지금은 물가상승으로 가격도 많이 인상되었습니다) 가격에 따라 쌈을 싸서 먹을 수 있는 기본 재료가 포함이 되기도 하고, 빠지기도 하네요. 그 외에도, 쌈 재료를 추가할 시에는 별도의 요금을 받는다고 하는데, 정말 인심이 너무 야박하네요.
이 요리는 “간란 시아오빤차이(橄欖小拌菜 - 올리브 기름이 들어간 채소 샐러드)”입니다.
고소한 향내의 올리브 기름과 새콤한 간장 등을 넣어 입맛을 상큼하게 돋우어 주는 “량차이(凉菜 - 차가운 전채요리)”랍니다.
이 요리는 “시친바이허(西芹百合 - 샐러리 백합 볶음)”입니다.
단맛이 살짝 느껴지는 백합의 담백한 맛이 일품이랍니다.
이 요리는 “라빤 요우마이허러미앤(辣拌莜麥饸饹麵 - 매콤한 비빔 메밀국수)”입니다.
한국의 메밀로 만든 비빔국수와는 또 색다른 매콤 새콤한 맛을 느낄 수가 있답니다.
이 요리는 “찐파이 쑤안샹구(金牌蒜香骨 - 황금표 마늘향 갈비구이)”랍니다.
겉은 바삭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운 “돼지갈비”이지요.
진한 마늘향이 고기의 누린내를 없애주어, 한국 사람들의 입맛에 맞는 음식인 것 같네요.
이 요리는 “하이시앤 이핀바오(海鮮一品煲 - 뚝배기에 담긴 해산물 찜)”입니다.
크고 싱싱한 해산물이 정말 먹음직스럽게 생기지 않았나요?
드디어 오리구이가 등장했네요...
오리구이는 주방장이 직접 나와 즉석에서 얇게 편을 썰어 줍니다.
참고로, 베이징 오리구이의 독특한 조리 방법에 대해서도 간단하게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좁은 곳에 가두어 놓고 먹이를 억지로 먹이며 기른 사육기간 90일 이내의 살찐 오리들을 배를 가르지 않고 항문을 통해 내장을 꺼낸 후, 비어 있는 뱃속에 공기를 불어넣어 껍질과 살 사이에 아주 미세한 틈을 만들어 놓는 답니다. 그리고 굽기 직전 뱃속에 물을 채워 넣어, 굽는 과정에서 뜨거운 물이 속살까지 골고루 익혀주도록 합니다. 그래서 겉은 불(火), 속은 물(水)로 익혀지는 음양의 조화를 이룬 오리구이가 탄생하게 됩니다.
기름이 쪽 빠진 오리의 껍질은 노릇노릇한 갈색으로 구워져, 보기만 해도 군침이 흐르네요.
바삭바삭한 오리 껍질과 부드러운 속살을 함께 편을 썰어 줍니다.
사진에서처럼 오리의 목 부위를 먼저 썰어낸 다음에, 오리의 몸통 부분을 길게 세로로 칼집을 냅니다.
그리고 머리 쪽에서부터 차례로 편을 썬답니다.
오리고기를 같은 두께로 썰어 접시에 담기 시작합니다.
껍질이 붙은 부위를 차례대로 다 썰어 접시에 담아 놓으니, 정말 한 편의 그림 같네요.
썰고 남은 오리의 잔해(?)는 보통 진한 국물(湯)로 우려내기 위해서 다시 주방으로 가져가지만, 이날 저희 일행은 그냥 다리를 들고 뜯어 먹기로 했답니다. 그래서 저희 일행의 요구로 다시 먹기 편하게 썰어져 나왔네요.
그래도 서비스로 뽀얀 국물의 오리탕(鴨湯) 을 제공해 주었답니다.
오리구이는 버리는 것이 없답니다.
오리 머리도 이렇게 반으로 썰어 담아 주네요.
모든 요리가 한 자리에 모이니, 풍성한 식탁이 되었네요.
오리구이 쌈에 이용되는 “허예빙(荷葉餠 - 연잎 모양의 전병)”이 대나무 채반에 담겨 나왔네요.
오리구이 쌈의 양념으로 이용되는 채를 썬 파(蔥絲), 다진 마늘(蒜泥), 채를 썬 오이(黃瓜條), 설탕 등 여러 가지 재료와 “티앤미앤찌앙(甜面醬 - 춘장처럼 생긴 달콤한 밀가루 된장)”이 제공됩니다.
오리구이를 먹을 때에는 보통 “허예빙(荷葉餠 - 연잎 모양의 전병)”에 오리고기를 몇 점 얹은 후, 채를 썬 파(蔥絲), 다진 마늘(蒜泥), 채를 썬 오이(黃瓜條) 등 여러 가지 재료를 함께 얹고, “티앤미앤찌앙(甜面醬 - 춘장처럼 생긴 달콤한 밀가루 된장)”을 넣어 내용물이 빠지지 않도록 잘 싸서 먹는 답니다.
그러면 오리고기의 느끼함이 싹 가시게 되어 담백하고 달콤한 오리구이 쌈이 된답니다.
부드러운 전병과 바삭한 오리껍질이 조화를 이루어 입 안에서 오묘한 맛을 연출하게 된답니다.
기름이 많이 사용되어 느끼한 중국 요리에는 역시 중국술이 어울리겠네요.
위 사진 속의 술은 바로 중국의 서민들이 즐겨 마시는 “얼궈토우지우(二鍋頭酒 - 이과두주)” 랍니다. 중국의 “소주”라고 말할 수 있겠네요.
한국의 소주처럼 저렴하고 일반화된 술이 아닐까 싶네요. 그런데, 상표를 보니 “취앤쥐더(全聚德)”라고 크게 쓰여 있네요. 아마도 “취앤쥐더 카오야띠앤(全聚德 烤鴨店 - 전취덕 오리구이점)”에서만 판매되는 술인 것 같습니다. 알콜 도수 56%, 용량 150ml의 술이 20위안(약 4,000원)이네요.
오리구이를 다 먹고 식당을 나설 즈음, 다음과 같은 증서를 건네줍니다.
“취앤쥐더(全聚德)” 오리구이를 몇 마리 째 먹었다는 내용을 기념하는 카드입니다.
식당이 개업을 한 청(淸)나라 시기부터 지금까지 1억 1천 5백 1만 3천 3백 2십 9번째로 구워진 오리를 먹었다는 뜻이랍니다.
베이징을 방문하는 여행객들은 종종 “不到長城非好漢, 不吃烤鴨眞遺憾 (만리장성에 오르지 않고서는 사내대장부라 할 수 없고, 오리구이를 먹어보지 않으면 정말 후회하게 된다)” 라는 말을 듣게 됩니다. 그 만큼 베이징의 오리구이가 유명하다는 이야기도 될 수 있겠네요.
여러분께서도 혹시 기회가 되신다면, 굳이 베이징 오리구이가 아니어도 한국식 오리 소금구이 한 번 드셔보시는 것은 어떨까 싶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