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름을 벗어나, 이제는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부는 가을의 문턱으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정말 덧없이 빨리 지나가는 세월 앞에 장사없다는 이야기가 실감나네요.

   이럴 때 “세월(歲月)이 유수(流水)와 같이 흘러간다”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순식간에 물처럼 소리도 없이 때로는 여러 장애물을 만나 굽이굽이 소용돌이치며 흘러가는 세월의 강을 그 누구도 거슬러 올라갈 수는 없겠지요. 그리고 세월의 강을 따라 누구나 인생이라는 배를 노 저어 가고 있습니다.

   세월의 강을 따라가다 보면 거친 비바람을 만나기도 하고, 잔잔한 수면 위로 떠오른 아침 안개 같은 행복을 느끼기도 합니다. 특히, 사랑하는 가족과 연인 그리고 친구들과 함께 저어가는 배라면 어떤 거센 비바람이라도 헤치고 나아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진정한 사랑을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겪게 되는 고통을 감내할 수만 있다면 말입니다.


   그러고 보니, 뜨거운 사랑으로 비유되는 중국 길거리 음식 중의 하나인 “마라탕(麻辣燙 - 한자의 뜻 그대로, 먹고 난 후에 입안이 얼얼할 정도로 맵고 아리며 뜨거운 음식이랍니다)”이라는 꼬치 샤브샤브 생각이 나네요.

 

   물론 사시사철 먹을 수 있지만, 날씨가 쌀쌀해지기 시작하면서 더욱 각광을 받는 먹거리랍니다. 특히, 그 화끈하고 자극적인 맛 때문에 최근 중국의 젊은이들 사이에서 더욱 유행하는 길거리 음식이지요.

 

   하지만 연세가 지긋하신 어르신들은 젊은이들이 왜 위장(胃腸)에도 좋지 않은 “마라탕(麻辣燙)”을 즐겨 먹는지 이해가 되질 않는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러자 젊은이들은 다음과 같이 대답합니다. “‘샤브샤브’가 실내 카바레에서 추는 디스코라면, ‘마라탕(麻辣燙)’은 길거리에서 추는 힙합 춤이랍니다.” 간편하고 자유로운, 게다가 화끈함까지 갖춘 “마라탕(麻辣燙)”이 중국 젊은이들의 자유분방함과 맞물려 젊은이들 사이에서 더욱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런데 왜 갑자기 사랑 이야기에서 “마라탕(麻辣燙 - 꼬치 샤브샤브)” 이야기가 나왔냐구요?


   중국의 어떤 “마라탕(麻辣燙)” 마니아사랑을 얼큰한 “마라탕(麻辣燙)”에 비유하기도 합니다. “마라탕(麻辣燙)”을 먹을 당시에는 그 맵고 얼얼한 맛 때문에 식은땀을 뻘뻘 흘리면서 ‘다음에는 절대로 먹지 말아야지’하면서도 뒤돌아서서는 그 맛을 잊지 못해 다시 찾게 되는 것처럼, 사랑 역시 그 열병 때문에 마음이 터질듯이 아파와 ‘다음에는 사랑 같은 건 절대로 하지 않을 거야’라고 하면서도 또 다시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는 중독성이 있다고 합니다.

  “마라탕(麻辣燙)”의 얼얼한 매운 맛을 사랑의 뜨거운 열병에 비유한 점이 재미있네요.


   그런데 마침 사랑을 “마라탕(麻辣燙)”에 비유한 <아이칭 마라탕(愛情麻辣燙 - Spicy Love Soup)>이라는 중국 영화가 만들어지기도 했답니다.

   1997년, 즉 10년 전에 중국의 짱양(張揚)이라는 감독에 의해서 만들어진 이 옴니버스 형식의 영화는 각기 다른 연령층의 남녀가 사랑과 결혼이라는 주제로 엮어내는 다섯 편의 에피소드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청소년기에 겪게 되는 몽롱한 첫사랑의 기억20대의 성인이 된 후에 앓게 되는 뜨거운 사랑의 열병, 그리고 가정을 꾸리게 된 젊은 부부의 (결혼 전에 꿈꾸었던 환상적인 세계와는 거리가 먼) 평범하고 단조로운 일상, 이혼을 앞 둔 중년이 부부에게 닥쳐온 또 한 번의 사랑의 굴곡, 인생의 황혼기에 접어든 노인들의 잔잔한 애정 등 인생의 각기 다른 연령층이 겪게 되는 다양한 사랑의 모습을 담고 있습니다. 이처럼 영화는 “마라탕(麻辣燙)”을 먹고 난 후에 얼굴이 빨개질 정도로 얼얼하고 화끈한 느낌을 사랑에 비유 하고 있습니다.     


   그럼, “마라탕(麻辣燙)”이 도대체 얼마나 매운 맛이기에 뜨거운 사랑의 열병으로 표현되었는지 한 번 구경해 보시겠어요?

 

   어느 “마라탕(麻辣燙 - 꼬치 샤브샤브)” 패스트푸드점의 간판입니다.

   보기만 해도 몸이 후끈후끈 달아오르는 것 같네요.

 

   패스트푸드 코너에 진열되어 있는 “마라탕(麻辣燙)” 꼬치 재료들입니다.

   정말 없는 것 빼고는 다 있네요.

   가운데 줄에는 다양한 종류의 어묵이나 완자가 진열되어 있군요.

 

     싱싱하고 저렴한 채소들도 손님들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종업원들은 청결과 위생을 위해 일회용 비닐 장갑을 끼고 있네요.

   마침, 한 손님이 접시에 “미앤찐(面筋 - 밀가루를 튀겨서 만든 동그란 도너츠)”을 담고 있네요.

   뜨거운 국물에 살짝 담갔다가 꺼내면 양념된 국물이 베어 들어간 쫄깃쫄깃한 도너츠가 된답니다.

 

   이렇게 선택된 꼬치 재료들이 뜨거운 국물에 데워집니다.

   바로 앞에는 주식처럼 요기를 때울 있는 국수나 면 등이 준비되어 있답니다.

   주로 감자나 고구마 녹말로 만들어져 있어, 투명하고 쫄깃쫄깃하답니다.

 

   예전에는 꼬치를 통째로 끓는 물에 담가서 익혔지만, 요즘은 이렇게 국자 모양의 채에 받쳐 익혀 냅니다. 익어가는 재료가 국물에 빠지거나 유실되는 문제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서라고 하네요. 하하~      


   위의 사진에서 보시는 것처럼, “마라탕(麻辣燙 - 꼬치 샤브샤브)”은  일반 “훠꿔(火鍋 - 샤브샤브)”와 매우 흡사한 맵고 얼큰한 맛의 길거리 음식이랍니다. 대체로 꼬치에 꿰어져 펄펄 끓는 커다란 양념 솥에서 익혀져 나옵니다.

 

   단지 샤브샤브와 다른 점이 있다면, 가게에 진열되어 있는 여러 종류의 꼬치 재료를 손님이 선택해서 바구니에 담아 주인에게 건네주면, 주인은 여러 가지 매운 양념으로 맛을 낸 펄펄 끓는 국물 속에 꼬치를 넣어 샤브샤브처럼 익혀 줍니다. 그리고 익힌 재료 위에 샤브샤브의 소스와 비슷한 “마지앙(麻醬 - 깨를 갈아 만든 고소한 소스)”, “라지앙(辣醬 - 고추 양념 소스)”, 땅콩 가루, 다진 마늘 등을 넣은 독특한 향의 소스얹어 줍니다. 물론 개인의 취향에 따라 더욱 매운 양념을 원할 수도 있지요.

 

   다시 말해서, “샤브샤브”를 길거리에서 보다 빨리 간편하게 먹을 수 있도록 패스트푸드화한 음식이 바로 “마라탕(麻辣燙 - 꼬치 샤브샤브)”이랍니다.

 

   “샤브샤브” 는 화로가 갖추어진 고정된 실내에서 커다란 솥을 가운데에 두고 여러 사람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사교적인 음식인 반면에, “마라탕(麻辣燙)”길거리의 노점상에서 혼자서도 얼마든지 고독을 씹으며 먹을 수 있는 간편한 음식이랍니다. 그래서 특히 사랑의 고독을 느껴본 사람만이 “마라탕(麻辣燙)”의 진정한 맛을 느낄 있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바람(?)을 맞은 후, “마라탕(麻辣燙)”을 먹고 흘리는 맵고 뜨거운 눈물이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고독한 눈물이 아닐까 싶습니다.  

 

   한편, “샤브샤브”는 재료를 데울“슈안(涮 - 재료를 끓는 물에 넣어 살짝 데치다)”이라고 말하지만, “마라탕(麻辣燙)”“탕(燙 - 끓는 물에 데우다)”이라고 표현합니다.

 

   원래는 노점상의 형태로 길거리에서 판매되던 “마라탕(麻辣燙 - 꼬치 샤브샤브)” 점점 사람들의 인기를 얻게 되자, 정식적인 허가를 받고 고정된 장소에서 영업을 하는 “마라탕(麻辣燙)” 가게도 등장하게 됩니다.

 

   이러한 가게들은 직접적으로 “마라탕(麻辣燙)”이라는 명칭을 사용하기도 하지만, “홍라탕(紅辣燙 - 매운 맛을 붉은색으로 강조한 말이네요)”, “워아이니(我愛你 - 사랑해)” 등으로 가게 이름을 짓기도 한다네요.

 

    이렇게 익혀진 재료들이 깔끔하게 그릇에 담겨져 나옵니다.

  

   “마라탕(麻辣燙 - 꼬치 샤브샤브)” 역시, 중국에서 매운 음식으로 유명한 사천(四川) 지역에서 탄생한 음식이랍니다.

   좀 더 자세히 말하면, 사천 지역과 장강(長江 - 양자강) 일대 를 오고가던 뱃사공들이 배를 타고가다 출출해지면, 강가의 아무 곳에나 배를 세워두고 돌덩이를 모아 화로를 만들어 항상 가지고 다니는 솥에 강물을 받아와 끓였다고 합니다. 그리고 주변에서 자라는 풀과 물고기를 뜨거운 물에 “탕(燙 - 끓는 물에 데우다)”해서 먹던 풍습에서 발전해온 것이 바로 “마라탕(麻辣燙)”이랍니다.

   훗날, 좀 더 간편함을 추구하기 위해 육해공(陸海空)을 아우르는 여러 가지 재료들을 꼬치에 꿰어 통째로 끓는 물에 담가 익혀낸 후 양념을 얹어 들고 다니며 먹게 되었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위생을 점점 중시하여, 사진에서처럼 꼬치를 빼고 그릇에 담아 따로 양념을 얹어 주기도 합니다.

 

   익혀진 재료 위에 “마지앙(麻醬 - 깨를 갈아 만든 고소한 소스)”, “라지앙(辣醬 - 고추 양념 소스)”, 땅콩 가루, 다진 마늘 등을 넣은 소스를 살짝 뿌려 줍니다.

 

     영양이 풍부해 보이지 않습니까?

 

    가격을 살펴보면, 이렇게 실내에서 정식으로 판매되는 곳의 가격이 조금 더 비싼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보통 채소 종류는 꼬치 하나에 1위안(약 200원)에서 2위안(약 400원) 정도이며, 단백질 종류는 2위안(약 400원)에서 4위안(약 800원)까지 다양하답니다.

 

   여러 가지 재료 중에서 가장 인기가 있는 것은 단연 가격이 저렴한 푸른 잎 채소들이고, 두부를 튀겨 만든 사각 유부는 뜨거운 국물이 속에 들어가 있어 입이 데지 않도록 조심해야 먹어야 합니다.

 

   위의 사진에서 보이는 먹거리는 신종 “마라탕(麻辣燙)” 이랍니다.

 

   기존의 “마라탕(麻辣燙)”과 다른 점은 꼬치에 꿰어진 재료를 아예 끓는 국물에 담아 두고 손님이 원하는 꼬치를 꺼내어 먹는 형식이랍니다.

   마치 한국의 오뎅 꼬치와 비슷하지 않나요?

   이곳에서는 모든 “마라탕(麻辣燙)” 꼬치의 가격이 1위안(약 200원)이네요.

 

   최근에는 계절을 불문하고 , 베이징에서 길을 가다 보면 이렇게 김이 모락모락 나는 즉석 “마라탕(麻辣燙 - 꼬치 샤브샤브)” 가게를 종종 발견할 수가 있답니다.

 

   참고로, “마라탕(麻辣燙)”사용되는 뜨거운 국물을 “라오탕(老湯 - 닭, 오리, 돼지고기 따위의 재료를 넣고 오랜 시간 여러 번 우려낸 탕, 국물을 말하지요)”이라고 합니다.

   들어가는 재료의 상당 부분이 매운 맛을 내기 위한 “라지아오(辣椒 - 고추)”, “화지아오(花椒 - 얼얼한 맛을 내는 산초)”, “후지아오(胡椒 - 후추)”, “빠지아오(八角 - 팔각)”, “후이시앙(茴香 - 회향)”, “천피(陳皮 - 진피)”, “또우빤(豆瓣 - 두반장)”, “따쑤안(大蒜 - 마늘)”, “셩지앙(生姜 - 생강)”, “띵시앙(丁香 - 정향)”, “꾸이피(桂皮 - 계피)” 등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매운 재료들을 사용한 “마라탕(麻辣燙)”을 너무 많이 먹게 되면, 몸에 열이 너무 많아져 “샹훠(上火 - 한의에서 말하는 상초열. 즉, 몸에 열이 과해 염증이나 두통이 생기는 증세)”가 생긴다고 합니다. 그리고 너무 매운 것은 위장에도 좋지 않겠지요?

 

 

   뜨거운 사랑의 열병 같은 중국의 길거리 음식, “마라탕(麻辣燙 - 꼬치 샤브샤브)”...

   여러분, 보시기만 해도 몸이 달아오르지 않으세요?

지역태그 : 중국>베이징
  1. cass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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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연애불변의 법칙* 제5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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