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술 전시와 함께 어우러진 행위 예술 공연 -


   최근 베이징을 비롯한 중국 전역이 이상기온으로 인한 무더위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언론보도에 의하면 신중국 성립이래 가장 무더운 6월로 기록되고 있다네요. 벌써 40도를 웃도는 날씨를 보이고 있으니, 한여름인 7월과 8월은... 생각만 해도 끔찍합니다. ㅜㅜ


   오늘은 예전에 알고 지내던 중국 행위 예술가 친구들의 초청으로 참석했던 주중(駐中) 벨기에 대사관에서 열린 “예술 파티” 의 장소로 여러분을 초대하겠습니다.


   베이징 “싼리툰(三里屯)” 지역의 대사관 거리에 위치한 “비리스 따스관(比利時 大使館 - 벨기에 대사관)” 생각보다 규모가 작고 아담한 청사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지금 보수 공사가 한창인 정문 입구에는 건축 자재들이 쌓여 있어 자칫 그냥 지나쳐버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청사의 뒤편에는 시원한 바람을 쐬며 산책할 수 있는 분수대가 딸린 정원이 잘 손질되어 있습니다.


   며칠 전에 이곳에서 중국 화가들의 미술품 전시회가 열렸습니다.

   엄밀히 말하면, 전시회라기보다 “예술 파티”에 더 가까운 행사였습니다. 우리 블로그 부부는 이 전시회의 개막 행사로 행위 예술 공연을 의뢰받은 중국 행위 예술가 친구들의 초청으로 난생 처음 대사관에서 열린 “예술 파티”에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역시 파티가 열리는 장소답게 풍성한 먹을거리와 음료수가 공짜로(?) 제공되었고, 공짜를 무척 좋아하는 블로그 안주인은 입이 벌어져 다물 줄을 몰랐습니다. 아무튼, “미술 전시”를 매개로 다양한 사람들이 만나 서로의 생각을 주고  받으며 예술적인 감성을 키워나가는 낭만적인 “예술 파티”평범한 일상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어 준 것 같습니다.


   참고로, 이번 “예술 파티”의 개막 행사로 열렸던 행위 예술 공연관해서 좀 더 자세히 소개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행위 예술 공연의 제목은 “第一次吃飯(첫 번째 식사)”로, 예술가와 관중이 처음 만나 함께 어우러져 저녁 만찬을 즐기고 일상생활에 관한 대화를 나누는 퍼포먼스입니다. 국적을 불문하고 남녀노소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는 중국의 행위 예술 모임인 “따탕(大唐 - 중국 역사상 가장 흥성했던 당대의 화려하고 다양한 문화를 지향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네요)”이 주체가 되어 성황리에 공연을 마쳤답니다.


   물론 무대가 따로 마련되어 있지는 않았고, 파티가 열리는 실내 전시장에 기다란 만찬용 테이블이 설치되어 특별 무대로 사용되었습니다. 이번 공연을 위해 모임의 기획자는 인터넷 등의 경로를 통해 행위 예술가(물론 다양한 직업의 아마추어들도 있지요) 13명을 모집하였답니다. 그리고 공연이 있기 달 전부터 매주 일요일마다 모여 연습을 해왔답니다.


   아무튼, 이날 13명의 구성원들은 잔뜩 긴장한 모습으로 나타났지만, 막상 분장을 시작하고 공연 상대를 즉석에서 찾기 위한 “공연 전 파티”에서는 상당히 적극적인 모습이었습니다. 마침내 공연이 시작되었고, 행위 예술가들은 기다란 테이블에 앉아 맞은 편 의자에 앉은 사람들과 기 다른 주제를 가지고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여기에서 기다란 테이블과 13명의 사람은 예수님의 “최후의 만찬”을 상징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기획한 장치라고 합니다. 각 기 다른 역할로 분장한 예술가들은 대화가 단절된 현대인들을 위해 다양한 상황의 대화를 유도하여 깊이 있는 의사소통의 장(場)을 마련해야 한다고 행동으로 외치고 있습니다.


   그럼, 행동으로 대화하는 사람들의 “예술 파티” 장소로 여러분을 모시겠습니다.

   자! 따라오세요.


 

  “比利時王國駐華使館(주중 벨기에 대사관)”으로 들어가는 길목에 있는 길 안내 표지판.

   “싼리툰똥지에(三里屯東街)”라고 쓰여 있네요. 이 지역은 “지우빠지에(酒吧街 - 까페거리)”로도 유명하답니다.

 

   참고로 북경에는 세 군데의 “스관취(使館區 - 대사관 지역)” 있는데, “실크시장”으로 더 많이 알려져 있는 “르탄꽁위앤(日壇公園)” 부근의 “시우쉐이지에(秀水街)” “옌샤(燕沙)” 부근의 “량마허(亮馬河)” 지역 그리고 바로 “싼리툰지에(三里屯街)” 있습니다.

 

   한편, 중국은 지금까지 160 여 개의 나라와 외교 관계를 수립했으며, 현재 140 여 나라의 대사관이 들어와 있답니다. 그 중에서 러시아 대사관이 제일 처음 중국에 발을 들여 놓았고, 규모도 제일 크다고 합니다. 그리고 미국 대사관은 가장 많은 외교관이 파견되어 근무하고 있답니다.


 

   대사관이 즐비한 거리의 담장은 이렇게 철조망으로 튼튼하게 둘러싸여 있습니다. 게다가 지금 사진 상에는 보이지 않지만, 각 나라의 대사관을 보호하기 위해 중국 정부에서 파견한 “징웨이(警衛 - 경호원)”들이 불철주야로 감시의 눈길을 거두지 않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북한에서 탈출한 탈북자들이 경계의 대상 이 되어 더욱 삼엄한 경비로 일반인들조차 이 지역에 발을 들여 놓기가 쉽지 않답니다.

 

   우리 블로그 부부는 “벨기에 대사관” 입구에서 중국의 행위 예술가 친구들과 함께 만나, 대사관 직원의 인솔 하에 삼중으로 닫혀있는 문을 뚫고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이렇게 경비와 보안이 철저할 줄은 몰랐답니다.


 

   기다란 만찬용 테이블이 세팅되어 있고, 그 뒤로 전시된 미술품을 감상하기 위해 관중들이 모여들고 있습니다.


 

    유리 상자 안에 전시된 “전구로 만든 공룡”을 보고 즐거워하는 관중들.

 


   우리 블로그 부부의 중국 행위 예술가 친구 중 하나인 “또우또우(豆豆 - 예명이랍니다)”멋진 분장이 돋보이네요. 마치 가면 무도회장에 나타난 “오페라의 유령” 같습니다.


 

   역시 행위 예술가 친구 중의 하나인 “마옌링(馬嬿泠)” 화려한 웨딩드레스 차림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친구는 이날 결혼을 갈망하는 시집 간 노처녀 역을 맡게 되었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이미 과년한 고등학생 딸을 두고 있는 어머니랍니다.


 

    이 친구들은 “헤이빵(黑幇 - 조직, 조폭)” 사회의 “따꺼(大哥 - 큰 형님)” “바오삐아오(保鏢 - 보디가드)”로 분장을 했네요.


 

    이 친구는 원래 중국 행위 예술 모임인 “따탕(大唐)” 의 “카메라 맨”이었지만, 이날은 중국의 유명한 “샹셩(相聲 - 만담)” 연기자인 곽덕강(郭德綱) 선생으로 분장을 하였답니다.


 

   “펀니(芬妮)”라는 예쁜 이름을 가진 이 친구는 할아버지가 영국 사람, 할머니는 중국 사람으로 서안(西安)에서 태어나고 자랐답니다. 그야말로 4 분의 1 영국 혈통인 서구적인 외모의 혼혈 여성으로, 완전한 중국 토박이처럼 유창한 중국말을 한답니다.

   그림과 음악에 뛰어난 소질이 있어, 현재 티셔츠에 그리는 유화 그림을 도안하는 작업과 언더그라운드 음반을 제작하는 작업 등을 병행하고 있답니다. 지금 얼굴에 분장한 "고양이 도안"도 본인이 직접 그렸다고 하네요.

   참, 이 친구는 이날 “미쉘 파이퍼”가 연기했던 배트맨에 나오는 “고양이 여인” 으로 분장했답니다.


 

    이 어여쁜 아가씨는 호랑이 문양을 수놓은 중국의 (어린이용) 전통 모자를 쓰고 다소곳이 앉아 있네요. 우리 블로그 부부도 이날 처음 이 아가씨를 만났답니다.

   아마도 이 날의 공연을 위해 새로 모집한 구성원인 같습니다.


 

   “황원(黃文)”이라는 이 삭발한 친구는 중국의 초등학생들이 자주 매는 “홍웨이진(紅圍巾 - 빨간 마후라)” 목에 두른 채, “모택동 어록”을 접시 위에 올려놓고 불교에서 의식용으로 사용하는 종을 흔들고 있습니다.


 

   상자를 머리에 뒤집어 쓴 이 친구는 일본의 행위 예술가라고 합니다.

   상자에 뚫린 작은 구멍을 통해 들여다 본 사람들의 모습을 즉석에서 스케치해줍니다.

   초상화라기보다 카툰에 더 가까운 그림을 그리고 있네요.


 

   전시회의 개막 행사가 시작되기 전에, 벨기에 대사관의 정원에서 가든 파티가 한창입니다.

   이날 다양한 종류의 주류와 음료가 제공되는 바람에 블로그 안주인은 과음(?)을 하게 되었지요.  하지만 블로그 바깥주인은 이날 행위 예술가 친구들의 부탁으로 (그 좋아하는 주류들을 마다하고) 사진 촬영에만 열중하고 있습니다.


 

   다정한 모습의 벨기에 대사 부부.

   벨기에 대사의 부인이 상당히 아름답고 분위기가 있습니다.


 

   벨기에 대사의 일장 연설을 듣고 있는 하객들.

   오른 쪽의 나비넥타이 아저씨가 정말 멋쟁이시네요.

  정말 전형적인 파티 복장을 하고 분위기를 띄우고 계십니다.


 

    자~ 이제 전시회의 개막 행사로 행위 예술 공연이 시작되었습니다.

    대화를 나눌 상대를 찾아 맞은편 자리에 앉힌 후, 행위 예술가 친구들이 각자의 배역에 맞추어 다양한 주제의 대화를 유도하고 있습니다.


 

    한창 대화가 무르익고, 분위기가 점점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상대방(행위 예술가)의 대화를 열심히 듣고 있는 맞은 편 자리의 관중들.


 

    위에서 소개해 드린 노처녀로 분장한 예술가가 권총을 머리에 대고 허공을 향해 절망적인 표정을 짓고 있습니다. 아마도 상대방 남자에게 구혼을 하다 거절을 당한 모양입니다.


 

     쪽에서는 “오목”을 두느라 여념이 없네요.


 

    눈높이를 낮춰 상대방의 대화에 좀 더 귀를 기울이기 위해 무릎을 꿇은 친구들.


 

    공연이 끝나고 다함께 기념 촬영을 하는 중국의 행위 예술가 친구들.


 

   공연이 끝나고 드디어 맛있는 요리가 제공되었습니다.

   이날 공연이 끝나고 난 후의 시간이 벌써 저녁 8시가 넘었으므로, 많은 사람들이 허기진 배를 달래기 위해 테이블로 몰려들었습니다.

   사진에서는 조촐한 상차림으로 차려졌지만, 전채요리, 주식, 디저트 등이 따로 따로 세팅이 되는 “뷔페식”이었기 때문에 그런대로 배불리 먹을 있었답니다.


 

    주식이 되는 바게트 빵.


 

    요구르트 드레싱을 사용한 채소 샐러드.


 

     참치 샐러드.


 

   부드러운 크림소스를 얹은 새우 꼬치.

   블로그 안주인은 혼자서 다섯 꼬치나 가져왔답니다. 뒷 사람들이 부족하지 않았나 모르겠네요.


 

    블로그 바깥주인은 소고기를 날 것으로 조리한 요리 같다고 하지만, 한 스푼씩 떠내어 먹는 요리답게 맛은 의외로 부드럽답니다.

   한편으로는 바베큐 맛이 느껴지기도 하는 맛있는 요리였습니다.


 

    치즈와 계란을 넣어 만든 찜 요리.

    그 위에 견과류 소스를 얹어 먹는 맛이 일품입니다.


 

    부드러운 롤빵에 해물로 만든 내용물을 넣은 요리.


 

    이것저것 한 가지씩 접시에 담다 보니, 접시가 한 가득 넘쳐 나네요.

    블로그 안주인은 이날 다섯 접시나 먹었답니다.


 

    이제 디저트로 오렌지 푸딩이 나왔군요.

   이 외에도 떠먹는 티라미스 케익 등이 나왔답니다.


 

    100% 망고 아이스크림.

    단맛보다 신맛이 강해서 그다지 환영을 받지 못했지만, 영양은 만점인 아이스크림이네요.


 

 

  이렇게 전시회와 공연이 끝나고, 사람들은 하나 둘씩 자리를 떠납니다.

  남은 사람들은 “예술 파티”의 여흥을 살려 남은 디저트를 안주삼아 와인 잔을 기울입니다.

  자신의 몸을 살라 화려한 불꽃을 피우며 점점 짧아지는 촛불들이 파티가 점점 끝나가고 있음을 알립니다.

지역태그 : 아시아>중국
  1. cass의 생각

    Tracked from freedom6's me2DAY 2009/06/27 13:08

    주중(駐中) 벨기에 대사관에서 열린 “예술 파티”에 가다. 최근 베이징을 비롯한 중국 전역이 이상기온으로 인한 무더위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언론보도에 의하면 신중국 성립이래 가장 무더운 6월로 기록되고 있다네요. 벌써 40도를 웃도는 날씨를 보이고 있으니, 한여..

  2. 어찌할가 2009/06/27 13:38 답글수정삭제

    와우~ 국위선양에 여념이 없으신 주인장님! 대단하십니다^^
    날도 더운데 대사관거리 인근 바에서 맥주라도 시원하게~ 한잔 하시죠...

  3. FROSTEYe 2009/07/03 04:56 답글수정삭제

    뭔가 고상해 보이네요 ㅎ;;;

    그들만의 리그 같은 느낌도 들고요

  4. 양평 '마나스 아트센터'에 다녀왔습니다

    Tracked from Anshaus 2009/07/07 23:23

    김하정 선생님이 참가하신 'summer 금속공예작가 3인전'에 다녀왔습니다. 전시장은 양평의 마나스 아트센터였습니다. 출발할 때는 비가 내렸으나 나중엔 해가 나서 상쾌한 기분으로 나들이처럼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 서울 시내에서만 있다 오래간만에 전원으로 나서니 모처럼만에 탁 트이는 기분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김하정선생님(맨 오른쪽)이 자신의 작품에 대해 설명해주시고 계시는 모습입니다. 김하정 선생님 작품 앞에서 모두 모여 인증 샷. 이 전시장은 갤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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